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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5.21 문득 - 11.05.22.
  3. 2011.04.09 평행선 - 11.04.09.

씹다 - 11.05.29.

(닌타마 란타로 패러디 - 아야타키)
※ 주의
약간의 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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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하고 미닫이 문이 열렸다.
어두운 방안에 타키야샤마루가 조용히 자고있었다. 아니, 그냥 자고있는 척 하는것 같았다.
그는 은근 걱정이 많아 아야베가 오기 전까지는 잠을 못잔다.
드르륵 하고 미닫이 문이 닫혔다.
닫히는 소리 후엔 그 어느 소리도 나지 않았다. 방안으로 들어가는 발소리도 옷 갈아입는 소리도 그 어느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타키야샤마루는 귀를 쫑긋 세우고는 있었지만 움직이진 않았다. 깨있다는걸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타키.."
"........"
"자는거 맞아?"
"........"
"오늘 개별 실습 훈련이 있었잖아. 마을에 가서 주변 성 관계 변화에 대해서 알아오라고"
타키야샤마루가 답하지 않자 아야베는 그냥 계속 혼자 얘기했다. 미닫이 문 앞에서서 누구에게 고하듯이.
"나에게 뭐가 부족한걸까"
아야베는 요즘 실습 성적이 좋지 않았다. 뭐랄까,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같은게 너무 직선적이라 전혀 연기하는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사람들이 대화 도중 이상한 낌새를 느끼곤 일이 있다며 가버리거나 화재를 돌려버려 단서라곤 쓸데없는 자기가 키우는 개 이야기  뿐이었다.
"타키 자고있어?"
하고 쿵쿵, 등돌려 자고있는 타키야샤마루에게 다가갔다. 여장했을 때의 분냄새, 시장의 여러 사람냄새, 그리고 먼지냄새가 조금 났다.
"으..."
하고 아야베는 무릎을 꿇고 타키에게 고개숙여 타키의 목에 코를 박았다.
뒤이어 "짜증나..."하곤
타키야사마루의 목 언저리를 물어버렸다.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두근두근 타키야샤마루의 심장박동소리가 입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으직'하고 이 자국을 깊이 냈다.
피가 조금 났다.
"윽"
타키야샤마루는 저도모르게 난 소리를 손으로 막고 잔뜩 움츠러버렸다.
"곤히 자는구나. 부럽다, 타키"
슬쩍 상의를 내리곤 잘근잘근 목서부터 어깨로 넘어가는 선을 따라 차례차례 씹어 내려갔다.
타키는 등을 돌린 자세 그대로 점점 웅크릴 뿐이었다. 마치 쥐며느리 같았다.
"크흑, 윽"
이젠 막아도 크게 세어나가는 소리를 타키는 어쩔줄 몰랐다. 눈만 질끈 감았다. 그리고 질끈감은 눈에선 자꾸 눈물이 비집고 나왔다.
"손의 상처는 전혀 낫질 않네" 하고 아야베가 타키의 전륜 던지기 훈련으로 빙 둘러 상처난 손가락을 스윽 핥았다.
연고의 쓴맛이 혀 위에 착 가라앉았다.
"상처도 먹어야지"
하고 콱 깨물어버렸다. 상처 사이에 인정사정없이 들어오는 아야베의 이에 타키는 손을 빼버렸다.
"왜.. 왜자꾸 물어!" 결국 일어나 앉아 질러버렸다.
"타키는 씹어야 제맛이거든"
아야베는 씨익 웃었다.
타키야샤마루는 문을 통과한 흐릿한 달빛을 등지고있는 아야베의 표정을 좀처럼 알아보기 힘들었다.
비웃는것 같기도 하고 울것같은 표정인것 같기도 했다.
"무슨 고기도아니고! 요즘 왜그래?"
타키는 요즘 아야베에게 많이 물려왔다. 화를내도, 얼르고, 빌어도 전혀 그만 둘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냥.. 되는 일도없고.. 따분하고.. 타키도 잘 하고있고.."
"내가 잘하고 있는건 상관없잖아"
"아니 난 네가 못됬으면 좋겠어"
하고 말하는 아야베는 무언가에 취한 듯 눈이 풀렸다. 오랜 기간동안의 야외 실습으로 지친 듯했다.
아야베의 몸이 앞으로 조금 기우는 듯 싶더니 타키를 쓰러지듯 덮쳤다. 
그리고 반대편 목덜미를 물었다.
"왜" 인상을쓰고 물린 타키가 물었다.
"왜냐면"하고 아야베 입이 조금 떨어졌다.
"타키는 나보다 잘나면 안되니깐" 하고 말이 떨어진 동시에 콱하고 다시금 문 자리를 물었다.
"아아아~아악" 다들 자고있기에 입을 막았지만 소리를 안낼 수가 없었고 눈물도 결국 참을 수 없이 펑펑났다.
"내가 있을 수 없잖아"
하고 움푹 패인 이자국을 혀로 살짝 핥고는 타키를 죽부인 안듯이 안고 잠들어버렸다.
"야.. 야... 야 아야베!"
아야베는 깰 기미가 없었고 타키는 아야베에게 묶여선 잠들지 못해 어두운 천장을 멍하니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곤히 자는건 너잖아"
그렇게 타키야샤마루는 겨우 잠들 수 있었다.

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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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건 먹어버리고싶다. 라는 느낌을 쓰려고 했는데 어째 고기씹는 듯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굳이 빗대자면 애기들 물고빨고 하고싶다 하는거?/아닌가?
너무 좋아하면 막 괴롭히고 싶고 잘근잘근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데 상대방은 싫을지 몰라도 그게 다 애정이라는게 참 모순된것같음.
실은.
사랑이고뭐고 난 짜증이 났기에, 쌓인건 많고 잘근잘근 무언가를 씹어 해소하고싶은데 커플로 이런걸 쓰자니 식인종마냥 너무 잔인하기 짝이없어 애정이랍시고 조금 포장을 해보았다.
잘근잘근잘근잘근........

문득 - 11.05.22.

(닌타마 란타로 패러디 - 쌍닌) ※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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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덜그럭 하고 책걸상을 밀치고 일어난 사부로에게 학생들의 시선이 쏠렸다.
"사부로, 갑자기 왜ㄱ..."  선생님의 말이 다하기 전에 사부로는 교실 밖으로 뛰쳐 나가버렸다. 그런 그를 사부로보다, 선생님보다 더욱더 심난한 표정으로 갈팡질팡하던 라이조는 울것같은 표정을 짓더니 "제.. 제가 따라가 볼게요!"하고 벌떡 일어나더니 저 멀리 복도 끝에서 들리는 사부로의 발자국 소리를 쫓았다.
"다들 왜이런다니.."

"사부로.. 사부로!!"
사부로가 너무 멀리 뛰어온 바람에 뒤에서 헉헉대는 라이조의 목소리가 사라질듯 말듯 했다. 그 목소리를 겨우 알아듣고 멈춘 사부로가 뒤돌아섰다. 그 모습은 숨은 차보여도 조금은 태연해 보였다. 그리곤 아무 말도 안했다.
"...!??" 뭔 말이라도 할 줄 알았던, 농담이나 말도안되는 핑계라도 댈 줄 알았던 라이조는 너무 어이가 없어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고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손만 허우적댔다.
"어휴, 숨차라.."
가슴에 손을 얹고 허리를 숙여 숨을 고르고 있는 사부로는 라이조의 자신을 향한 의문은 그닥 신경 쓰이지 않아 보였다.
"사부로.. 너 왜 갑자기..아이고... 갑자기 왜.. 아휴.."
고민하는 사이 꽤 많이 벌어진 거리를 쫓아오느랴 라이조는 머리도 표정도 옷매무새도 모두 헝클어져있었다.
"그냥. 갑자기 그런 충동이 들어서."
"그냥..? 그냥이야? 단지 그냥?" 허탈한 마음에 다시한번 확인하는 라이조는 다시 한번 어이없음에 숨찬것도 바로 누그러지는 듯 했다.
"엉. 그냥. 왜 그런거 있잖아. 학교가는 지하철에서 내릴역이 됬는데도 알고 있는데도 내리기 싫어서 가만히 지나친다던가.."
"없는데;" 라이조가 갈등없이 바로 대답했다.
"..."
"..."
"튼, 있어. 갑자기 벗어나고싶은 충동"
"헤에, 그렇구나.."
"라이조가 쫓아올 줄은 몰랐네. 심심한데 잘됬네"
"아니, 난 널 다시 학교로 데려가려고.."
"에이, 그러지 말고 놀자"하고 한쪽손으로 열심히 휴대폰 문자를 쓰고 한쪽 팔로는 라이조를 잡아 끌었다.
"선생님은 어쩌려구"
"괜찮아, 문자보냈어. 라이조랑 조퇴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방금 보낸 문자를 보여주는 사부로. 그리고 그 당당한 문자 끝 이모티콘'^^'에 다시 벙쪄버린 라이조.
"에휴, 해서 어딜가려구?"
"생각을 안해봤네. 라이조는 어디가고싶어?"
"엑?"
"가고싶은곳"
"아니..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면 음.. 아니아니 것보다 별 생각없이 나온거야!?"
"어"
"어.. 가 아니잖아ㅠ"
"하지만 이런거 처음이야 생각은 많이 해봤지만 잠깐 졸다가 벌떡 일어선 김에 '아 이때다!' 싶어서.."
"이 때는 무슨 이 때야 으으ㅠㅜ"
"뭐, 내 핸드폰은 교통카드도 되니깐 버스타고 좀 나가볼까"
하고 보이는 버스 아무거나 잡아 종점까지 가니 알 수 없는 다른 동네에 도착했다. 그 동네는 달동네 같이 조금 가난해보였고 복잡한 글씨가 가득 새겨진 전광판이라든지 신장개업한 가게의 시끄러운 홍보음악이라든지 짜증섞인 길거리의 회사원들이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멈춘듯 풍경도 소리도 적막했다. 간간히 어린 아이들이 노는소리와 참새소리만 들렸다.
"충동이라는게 거창한건줄 알았더니.."
"막 나와서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하늘로 이어졌나 왜이리 높냐.."
하는 투덜거리고 의미없는 대화를 하다가 두원상회라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주머니 속 동전으로 아이스크림 하나를 샀다. 구멍가게 할머니는 받은 돈도 확인 안하고 받자마자 검은 봉지안에 넣더니 가게 안쪽 작은 방으로 다시 들어가셨다. 그리고 둘이 하나 산 이유는 돈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대로 나눠"
"기다려봐 자꾸 그러면 긴장되잖아"
쌍쌍바의 나무 막대기 두개를 조심스레 잡고 부들부들 떨어가며 나눠봤지만 결과는 뻔했다. 라이조는 나무 젓가락도 늘 똑같이 쪼개지 못했었다.
"뭐, 돈은 네가 냈으니깐.."하자 사부로는 자기 아이스크림의 조금 큰 부분을 라이조에게 물려 주었다.
"땡큐"
"여기까지 따라와줬는데 그 쯤이야~"
커다란 나무 밑, 앉으라고 둔 버리는 의자에 앉아 멍하니 아래 내려다보이는 작은 집들과 좀더 멀리보이는 더작은 빌딩들을 보았다.
"나와 보면 별거 아닌데 말이야"
"그러게. 별거 아니네"
저기 우리 학교 보인다! 하는 라이조가 가르킨 학교건물이 자신의 학교가 아님을 사부로가 증명하기까지가 시간이 좀 걸렸고,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아이들 비밀기지 짓는것을 도와주는데에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아무렇지 않은 매일 같은 하루와 별반 차이 없어 보이는데도.."
"재밌다"
"그러게 재밌어.."
"여긴 불이 별로 없어선가 금방 어두워지네"
"저기는 바글바글한데.."
하고 근처 모기를 쫓으며 라이조가 바라본 곳은 이미 초저녁인데도 알록달록 작고 큰 불빛들이 색모래 뿌려 놓은 듯 퍼져나갔다.
차마 라이조와 사부로가 있는 곳까지는 미치지 않는 빛들을 멍하니 바라보다 둘은 엉덩이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일어났다.
"쌍쌍바 맛있었어"
"나도"
타박타박 아래로 걸어내려가는 둘의 등 뒤로 가로등 불이 하나 탁하고 켜졌다.

1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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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뛰쳐나간다던가, 집에 가는길에 집엘 안가고 다른곳에 가보고싶다라는 그런 충동은 종종 드는데(가출!?)
한번도 실천해보진 않았다. 해보고싶다.(중요한건 주말이 아닌 땡땡이일것)
대리만족글 및 과제도피글...과제 언제하지..

평행선 - 11.04.09.

(닌타마 란타로 패러디 - 쌍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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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두개의 선이 사이좋게 나란히.

"하지만 아무리해도 더이상 가까워질 순 없네"
양 옆에 책을 한가득 쌓아놓은 사부로가 작게 혼잣말을 했다.
책장은 펼쳐져 있지만 32분째 그대로다.
사부로는 나무 책상의 똑바르게 칼집이 난 두개의 낡은 흠집을 오랫동안 바라보고있었다.
'네가 휘어지면 나도 휘어지고 네가 멈추면 나도 멈출테지.'
소리없이 한숨을 쉬며 그 흠집을 만져보고는 책상에 엎드려 고개를 묻고 말았다.

1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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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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