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전 - 14.10.10.

전부터 가고싶었던 뭉크전을 늦게나마 갔다 왔다.
전체적으로 분명 우울한 그림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은근한 깨알 요소가 정말 매력적이라 꼼꼼히 보게되는 그림이었다.(블랙유머스러운?)
마냥 이쁘기만 하지 않은 감정들.
외로움, 우울함과 공포와 시기심 같은 검은 감정 덩어리를 캔버스에 막 던져놓은 좀 거친 그림이었다.

인물화에서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은 보기 힘들었다. 사랑에 대한 그림이라면 진행중이지만 왠지 불안한 혹은 이미 끝난 듯한 모습이었고,
죽음에 대한 그림이라면 여지없이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이 얼핏 보이는 듯 했다.
공통적으로 낮고 어둡고 조용했다.

생각보다 풍경화는 좀 밝은 그림들이 있었는데 터치나 색부터 좀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인물화보단 마음이 풀어지는 그림들이었다.
(조금 껌껌시럽거나 이질적인 느낌은 지울 순 없었지만)
그리고 밤의 불빛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베란다 계단에서'의 어둠 속 멀리 빛나는 별이나 집의 불빛에서 작은 위로감을 느꼈다.

'별이 빛나는 밤'과 '울고있는 누드'의 그림 앞에서도 마음이 뭉클했다. 분명 평면적인 그림이 걸려있을 뿐인데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너머 그 그림안의 세계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 같아 가만히 계속 멍하니 보게되는...
'해변의 두 여인'과 '태양' 또한 매우 인상깊었는데 답답한 생각을 환기시키는 느낌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