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손 - 10.02.15.

(닌타마 란타로 패러디 - 도이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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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눈오는 날 개산책 알바는 그냥 포기 했어야 했다.
으슬으슬 추운게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순간 느껴지는 모든 촉감이 낯설고 차갑게 느껴졌다.
눈을 조금 뜨고 언뜻 보니 살짝 동이 터오려고 약한 빛이 방안을 감돌았고 있어야 할 도이 선생님은 옆에 없었다.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열 때문에 사고가 정지했는지 도이 선생이 사라진 이유 찾기는 그만 두었다.
너무 어렸을 적이라 현실인지 환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손으로 차갑지만 부드럽게 이마를 어루어 만져준 기억이 있다. 눈을 감고 조용히 그 손만 생각하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지고 아픈 기억이 싹 가셨다. 분명 그 손에는 신기한 마법이 걸렸을거라, 그 어느 병도 치료할 수 있을거라 믿고 있었다.

바깥 새벽공기와 함께 키리마루 이마엔 차가운 그리고 약간 묵직한 것이 느껴졌다. 
손의 기운을 전해주듯, 용기를 내라며 응원을 하듯 그 손은 잠시그대로 이마에 머물렀다.
"좀만 참아, 곧 약 지어줄게."
키리마루가 눈을 감고 있어서인지, 도이선생은 그가 현재 의식이 없는듯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조금 덜 닫은 문 사이로 아침 햇빛이 들어왔고 그 빛은 약재 달이는 증기로 흐려졌다.

1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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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때문에 거의 일주일간 잠을 못잤다. 병원 세군데를 돌았고, 결근해서 주차수당과 일당도 날렸다.
어제도 못잤으면 오늘 병원을 갔을텐데(문을 안열었다면 월요일 결근행) 어제는 그래도 잘 잔편이었기에 내일은 출근할수 있을것 같다.
아주 그냥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던 요즘이었기에 더욱더 슈슉.
실은 김용호 시인의 '성탄제'라는 시가 생각나서 쓰기 시작한 거였는데, 그게 드러나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