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쟁이가 아니라 그냥 잉여였나 봄

 

물론 이게 독이라는 건 알고있다.
마시지 않을수도 있고, 오기로 에너지 드링크로 바꿀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그러지 않을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싶지 않을땐 그리지 않는다.

그려도 똥밖에 안 나와..
뭐, 결과도 결과지만 일이나 의무감으로든지라도 그릴 때면 그림에 적어도 집중할 수 있는 '애정'은 있어야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다. 애정.

아직 내 그림은 '나 자신'이 아니다. 그림은 분명 내가 그리는 것이지만 '또 다른 살아있는 존재' 같은데, 아직 멀고 흐릿하다.
열심히 말을 걸고 표현해 보지만 내 앞에 나타난 그림들은 그저 나에게 서먹해할 뿐이고 머릿속과 손은 그저 따로 논다.
그런 걸 좋아한다는 건 쉽게 지치거나 화가 나기 마련이다.
이뤄지지 않는 짝사랑이 그렇듯 절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절대..ㅡㅡ

때문에 그림은 즐길 순 없어도 좋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감안하는 것이다.
(이런 감안은 애정이 빚어낸 결과이며 그런 감안 없이 이뤄낸 결과는 의미가 없을 뿐더러 '자신의 그림'이 아닐거라 생각한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야 그림이라는 것이 다가올 기회가 생긴다.

때문에 요즘 그리지 않는다. ㅡㅡ
는 핑계같고 왤케 안그려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