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금물

"환자분! 의식은 있으세요!?"라는 소리에 잠이 확 깼다.
어제부터 속이 안좋으셨던 엄마께서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가셨다.
아빠먼저 가시고 나중에 전화받고 언니와 나도 출발했다.
전화가 오기까지는 아빠가 출발하고나서 20분정도. 세상의 시간은 멈춰있고 나의 시간만 천천히, 갑갑하게 흘러가는것 같았다.
병명은 장염.이라고 하는데, 하루만에 10년은 늙으신것 같았다.
침대옆에서 지키고있으려니, 옆 환자의 신음소리와 병원냄새에 어지러우면서 토할것같았다.
눈앞이 검은 잔상이 보이고 귀가 먹먹해져 하품을 연신 해대며 결국 잠깐 나갔다온다고했다.
비위가 약해서인지 피만 보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단순 이런것에도 반응할줄이야.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난 정말 부서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걱정 시켜드릴순없어 잠깐 응급실을 들락날락하며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플땐 주위에 힘이되는 사람이 곁에 있어주는 것 만큼 힘이 되는것도 없는데, 별로 힘이되주지 못해 너무나도 죄송스러웠다.
살면서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이다.
아무리 정신이 중요하다 쳐도, 신체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 아무리 사랑해도 말이다.
그것에 대해선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