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날의 밤 - 08.09.28.

친구 어머니 장례식장에 갔다오는 길.
해가지자 어둠속의 빌딩들의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유난히 장마기간이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공기는 이미 가을을 머금었다.

정말 끝도 없을 것 같은 하늘엔 거짓말 같은 달이 떠있었다. 마치 사람들을 비웃는듯이.
우주에 있어 한낱 먼지만도 못한 인간들이 아둥바둥 비벼 열내고 기뻐하며 산 시간들은
수천억년의 시간에 흔적도없이 묻혀 사라져버린다.
너무나도 슬픈 내 친구의 마음도 그렇게 묻혀버리겠지. 그리고 그 존재도.
또한 나도.

이리 생각하니 모든 슬픈 감정이 사라진듯 하다.

0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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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자연' 교양수업 듣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