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상

소나기 천둥 번개

다흘 2013. 8. 5. 14:50

아빠 어디가에서 준수가 우비를 쓰고
자신 머리에 물바가지를 끼얹었었는데 왠지 보면서
'나, 나도 해보고싶다...' 라는 생각을.
중학교 때 비오는 날 괜히 친구들끼리 서로 학교 건물 밖으로 밀어서 비 쫄딱 맞게 하곤 했었는데 그게, 쫄딱 젖으면서도 은근 기분이 좋았었다.(서로 은근 즐김)

여름의 변덕스런 날씨를 미워하지 않는다.
(마구 퍼붓다가 급 해. 라던가)
여름스럽다고 생각한다.

새하얗게 내리는 비가 좋다.
미친듯이 퍼붓는 날엔 괜히 손내밀어 비를 맞으면서
비의 무게를 손이 아닌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굵직굵직한 빗방울들이 (나름) 있는 힘껏  내 머리에 수두둑 내리는 느낌을 다시 맛보고 싶다.
(몸만)다 큰 어른이 된 지금은 그닥 이룰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와 함께 천둥소리도 좋다.
스피커가 내는 큰 소리와는 달리 입체 사운드와 진동으로 울리는(?) 게 짜릿(?)하다.
만약 우주의 신이 있다면 지구를 향해 말을 하면 이렇게 들릴까 싶다.
너무 큰 나머지 우리들은 그의 언어를 알아 들을 수 도 없겠지.

번개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언제 한번 정말 큰 번개를 보고싶다.
왠지 오싹할 것 같다.


다 쓰고 보니 왠지 변태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