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우산 - 11.08.16.
학교 끝나고 하굣길, 건호는 어느 집넓은 친구 집에서 플스를 한다는 친구 무리들을 보내고 혼자 집에 가는 중이었다.
운동화 젖는것에도 전혀 개이치 않고 드문드문 작고 큰 웅덩이 위를 걷는 도중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에서 비가 후두두둑하고 빗방울들이 우산위로 시끄럽게 떨어졌다. 순간 앞으로 우산을 내린 그에게 서서히 바로 세우는 우산 너머로 보이는 건
얼토당토 않게 나무 뒤에 숨은 큰 검은 우산 하나.
"다보여, 나와"
"쑥쑥 크라고 물준거야"
"말이라고"
"이럴 줄 알았으면 몰래 네 우산 훔치는건데, 아쉽네"
"허튼 수작은.."
"건호가 내 아들이었음~ 아아~ 비올것 같은 날씨에 우산을 챙겨주지 않는거지"
순간 건호는 땅에 버려져있는 빈 캔을 발로 찼다.
"계모네, 계모"
"후후, 뭐 계모든 아니든 상관없어. 그리고나서 네가 현관에 비오는 하늘을 보고있으면 내가 짜안하고 우산들고 등장"
"병주고 약주고 쌩쇼는 혼자 다해"
"좋잖아, 훈훈하니"
"진짜로 훈훈하려면 우산이나 먼저 챙겨"
"그럼 그림이 안되지~"
"그림따위 흥이네~"
"그나저나 오늘은 그 시끄러운 친구들은?"
"게임하러갔어"
"그래? 우리집에 게임하러갈래?"
"넌 어쩜 내가 싫어하는것만 골라하잖냐"
"군대가면 사격훈련도 하고 하잖아, 도움될꺼야"
"그거 하고 뭔상관이라고"
"핸디캡으로 먼저 아이템 먹을시간을 주지. 그리고 바로 죽이진 않을게ㅋㅋㅋㅋ"
"나쁜년"
건호의 째진 눈은 비가 거의 그쳐가는 하늘을 비추고있었다.
"네가 언젠간 나를 죽일 그날을 기대하겠어"
그녀는 우산을 접었다. 둥그스름한 그녀의 어깨 위로 빗방울이 조금씩 젖어들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심지어 조금 개운한 듯한 얼굴이었다.
"그래그래, 얼른 끝내자"
건호는 그녀에게 자신의 우산을 같이 씌워주었다.
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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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소재로 쓰고싶다! 해서 그걸쓰면 정말 그게 다라는게 문제;
그냥 '소재'로 끝나는 느낌이 쫌;;
그나저나 건호여친의 이름은 언제 정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