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감상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
다흘
2010. 7. 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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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1등은 너라는 걸 부처님도 알고 계셔."
얌양은 흔들거리는 다리를 뒤어 건너더니 다리 저편에서 탐딩을 돌아보았다.
"설 잘보내! 그리고 형들이 네 것 다 빼앗아 먹지 않게 조심해!"
묽은 툭파(국수와 야채로 만든 수프 - 옮긴이)를 먹고 나서 탐딩이 비스킷과 아몬드 초콜릿을 내놓자 가족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하지만 탐딩은 이날 밤에도 엄마가 우는 소리를 들었고, 부모님의 고민은 비스킷과 초콜릿으로는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본문中 p37
나는 엄마에게 말했어요. "우리가 갑자기 없어져 버린 걸 알면 아빠가 엄마를 때릴지도 몰라요." 그러자 엄마는 대답했어요.
"상관없단다. 난 아무래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너희들의 행복이야." 나는 그 말을 듣고 많이많이 울었어요. -돌커 - 본문中 p93
꼬마 돌커가 울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가고싶어."
"울지 마."
언니인 치메가 돌커를 위로했다.
"울어 봤자 소용 없어. 엄마를 슬프게 할 뿐이야."
꼬마는 용감하게 눈물을 삼키고는 모자로 코를 훔쳤다. 치메는 우리에게 엄마가 곧 인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늦어도 내년 로싸에는 찾아오실 거라고 말했다! 치메는 따뜻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예쁜 소녀였는데, 정말로 엄마가 인도로 찾아오실 거라고 믿는 것은 아니었다. 언니가 우리에게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는 동생 때문에 일부러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 본문中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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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었는데.. 전쟁을 겪은 아이는 아이가 아니라고.
아이들은 정말 순수하면서도 너무 조숙했다.
목숨걸고 떠나는 여행에 아이들은 오직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만을 생각하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냥 이별도 아니고 생이별이니 마음이 오죽 아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오직 생에 집중해야했다.
추위와 졸음과 배고픔과 중국 공안원에 대한 공포,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으로부터 이겨내야했다.
6~10, 15살정도 되는 아이들이 이해하고 헤쳐나가기엔 너무 크고 깊다. 하지만 아이들이 히말라야행을 결정하기 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은 이미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는것 같았다. 그들에게 있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 외에 더이상 중요한것은 없었으며, 또한 부모님의 희망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있었기 때문에..
살아서 히말라야를 넘는것. 현재로서는 그것이 티베트의 희망인것 같이 보여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덧분여, 가이드 니마와 군인 수야 그리고 빅페마, 소치, 친절한 노부부, 작가 등 여러 사람의 힘이 없었으면 이는 완전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각각 모두 자신의 소신이 있었으며 나이도 들쭉날쭉하다. 나이 불문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가 이리 다를 수 있구나 싶었다. 이들의 삶의 자세에 대해 나는 정말 반성해야할것이 한도 끝도없었기에 너무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