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parody

빗물 - 10.07.16.

다흘 2010. 7. 16. 22:42
(닌타마 란타로 패러디 - 도이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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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마루는 멍하니 무자비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있었다.
"많이오네, 비..." 
'설마 다 맞고 오시는건 아니겠지..어른인데...'

기이익 하고 젖은 나무 문이 묵지근한 소리를 내며 방문자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키리마루의 불길한 예감 그대로, 도이선생은 쫄딱젖은 생쥐꼴로 안으로 들어섰다.
"에엑, 쫄딱 다맞고 오신거예요?"
"하하"
방중에 학교 선생님들간의 긴급회의가 생긴지 몇 일안되 집을 나선 도이선생은
교장선생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았는지 근 일주일간 집에 들어오지 못했었다.
오랜만에 등장한 선생의 옷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진 않지만 빗물에 색이 옅어진 핏자국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키리마루는 어려서 좋겠다."
"뜬금없이 뭔소리예요.."
"그냥. 좋을 때라는 소리야. 너도 비맞고싶지 않니? 그러고있지말고 너도 나와"
"갑자기 왜이래요;;"
다짜고짜 키리마루의 손목을 잡아 끌어당긴 도이는 뒷마당에서 가만히 키리마루를 뒤에서 안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만 피는 옮아 물들지 않도록 조금 떨어져서 안았다.
"으악, 이거 또 언제말려 입어요. 옷이라곤 이거 하난데, 아휴.. 뭐하러 일부러 비를 맞아요-."
"....... 왠지 원망하는것 같아서, 피해서는 안될것 같아서.."
빗소리에 묻히기도 묻히거니와 귀를 기울이지 않는이상 들리지 않을만큼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였다.
"뭐라구요?"
"원래 네 나이때는 기분좋게 비를 맞아야 하는거라구-."
'원망과 한이 아니지'
"뭐예요, 그런 억측은"
"하하, 억측인가. 이게 다 동전이라고 생각하면 어때? 물을 돈주고 사먹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에헤 에헤 에헤헤헤헿헿"
키리마루는 이미 빗속에서 춤을 추고있었고, 도이는 지쳤는지 그런 키리마루를 조금은 힘없이 웃으며 바라보았다.

1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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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많이 오길래.